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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분야 자조금, 이제는 ‘임의자조금 졸업제’ 도입 준비해야 - 이남수
등록일
[2018-09-28] 조회수: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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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분야 자조금, 이제는 ‘임의자조금 졸업제’ 도입 준비해야



이남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전문연구원
E-mail : nslee1203@kmi.re.kr


사람의 나이 15세를 일컬어 ‘지학(志學)’이라 한다. 이는 “학문에 뜻을 둔다”는 말로 공자 같은 성인(聖人)도 나면서부터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학문에 뜻을 두고 부지런히 갈고 닦은 끝에 이루었음을 강조한 대목이다. 수산부문 자조금사업도 2004년 김을 시작으로 올해 15년째이다. 공자가 ‘학문에 뜻을 둔다’고 한 기간 동안 수산자조금이 실시되었다. 그렇다면 수산부문 자조금사업에 있어 ‘지학’은 무엇인가? 이 시점에서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난 15년 동안 수산자조금 대상이 10개 품목단체로 늘었으며, 사업 규모도 1억 원에서 90억 원에 근접했다. 그러나 자조금사업의 궁극적 목적과 기본원칙이라는 엄격한 잣대로 재단한다면, 수산자조금의 현재 평가는 결코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자조금은 특정 품목(산업)의 문제를 품목단체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법 또는 단체의 결의를 통해 자발적 또는 의무적으로 일정 금액을 징수하여 사용하는 목적기금이다. 즉 자조금사업은 하나의 산업에 속한 각 경제주체들이 공통의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여타 보조금사업과 달리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자조금사업은 세계 대공황 이후 미국에서 본격화되었으며, 국내에서는 1992년 축산분야의 양돈과 산란계자조금이 시초이다. 또한 수산자조금과 법적 근거가 동일한 원예자조금은 2000년 파프리카와 참다래를 시작으로 2017년 기준 사과, 배, 인삼 등 25개 단체가 추진 중이며, 그 중 9개 단체가 의무자조금을 시행하고 있다.

원예자조금이 시작된 지 15년째인 지난 2014년 7월,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원예농산물 자조금 정책 개편방향 및 추진체계를 발표했다. 이 계획은 자조금 단체의 기능 회복 및 역량 강화를 통한 품목 경쟁력 확보를 정책 목표로 3대 중점과제(제도 및 기반정비, 지원사업 개선, 대표성 확보 및 역할 강화)를 표방했으며, 그 중 핵심은 ‘1품목-복수 자조금 허용’, ‘임의자조금 졸업제 도입’, ‘의무자조금 전환’ 등이다. 원예자조금 정책의 대폭적 개편 · 시행은 생산자(회원)의 참여와 주인인식 부족, 정부 매칭 자금에 대한 의존성, 거출금 대납의 문제, 나눠 먹기식 사업비 재배정 문제, 단순 홍보 및 이벤트성 행사 중심의 사업 추진 등의 문제점 때문이다.

지금의 수산자조금도 이러한 문제들에 있어 예외일 수 없으며, 특히 ‘임의자조금 졸업제’ 도입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이 제도는 신규 임의자조금 단체의 경우 결성 후 3년간 지원하고, 이후 의무자조금으로 미전환시 국고 지원을 중단하는 것으로 의무자조금 전환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성과를 도출하고, 단계적으로 확산한다. 즉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자조금사업 내실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14년에는 인삼, ’16년 친환경농산물, ’17년 참다래, 배, 파프리카, 사과, 백합, ’18년 감귤, 콩나물이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하였다. 의무자조금은 품목 총 생산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회원의 투표와 그 중 2/3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되며, 도입 후에는 자조금을 의무적으로 거출하므로 재원조성 규모가 증가한다. 따라서 의무자조금 단체는 수급조절, 소비촉진, 교육 등 자율적으로 품목 산업발전을 추진할 수 있다.

원예자조금 실시 15년째에 ‘임의자조금 졸업제’ 카드를 꺼내든 농림축산식품부의 취지는 필자도 충분히 이해된다. 수산분야에서는 이러한 제도의 도입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15년간 추진된 수산부문 자조금사업의 문제들을 돌이켜 보면, 원예자조금 개편을 추진하게 된 이유보다 어느 하나 나은 게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농업과 수산업의 산업적 여건 차이, 주무부처의 정책방향 차이일 뿐이다. 농업분야에서 실시 중인 졸업제는 2009년 7월 농어업선진화위원회에서 발표한 농어업보조금 개편 원칙 중 하나인 “보조금 졸업제”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도입 시기의 문제일 뿐 수산분야에도 곧 다가 올 현실이다.

지금까지 수산분야 자조금사업은 천해 및 내수면 양식수산물 중심으로 추진되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잡는 어업의 품목단체 육성을 위해 ‘어선어업 생산자단체 육성사업(일명 연근해자조금)’이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어업인이 수산물을 ‘덜 잡고 더 버는 구조’를 조성하고, 우리 국민에게 자연산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로 15년째인 양식자조금은 ‘지학(志學)’ 즉 자조금이 추구해야 할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인식과 더불어 ‘임의자조금 졸업제’ 도입에 대한 현실적인 사전준비가 요구된다. 그에 반해 연근해자조금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므로 처음부터 품목 산업규모 및 대표성, 거출 용이성 등을 고려해 ‘의무자조금’으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길이 아닐까?


* 본 칼럼은 한국수산신문 2018년 8월 27일자 칼럼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출처 : http://www.susantimes.co.kr/etnews/?fn=v&no=16348&cid=21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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