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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농산물 가격은 왜 안정되어 있나 - 김동환
등록일
[2016-05-20] 조회수: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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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농산물 가격은 왜 안정되어 있나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 안양대학교 무역유통학과 교수
서울대 농과대학 졸업 / 미국 위스칸신대 경제학 박사
E-mail : dhkim@anyang.ac.kr


우리 농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배추·양파·마늘과 같은 노지채소류는 거의 매년 가격 등락 현상을 보이고 있어 농가소득의 불안정성은 물론 소비자의 후생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에서도 지난 수십년간 수매비축사업, 계약재배사업 등을 통해 주요 채소류의 가격을 안정화시키려고 노력해왔으나 아직도 가격이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영세농 위주, 고령화 등 우리와 농업 여건이 비슷한 일본에서는 채소류 가격이 상당히 안정돼 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의 주요 채소류 가격변동성 지수는 한국이 0.25로, 일본의 0.05에 비해 5배 정도 높다.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가격의 최소치 대비 최대치의 비율은 한국이 2.18배인 데 반해 일본은 1.18배에 불과할 정도다. 다시 말해 일본의 연평균 채소 가격은 거의 변화가 없어 주기적으로 폭등락을 반복하는 우리와는 상당히 다르다.

일본의 채소류 가격은 왜 안정되어 있는가. 그 원인을 생산 및 유통구조, 정책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은 주산지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안정돼 있는 데 반해 우리는 투기적 생산이 만연해 재배면적의 변동성이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둘째, 유통구조 측면에서 일본은 산지 유통의 60% 이상을 농협이 담당해 농협을 중심으로 한 수급관리 체계가 잘 구축돼 있다. 반면 우리는 노지채소류 유통의 80~90%를 투기적인 산지유통인이 담당하고 있어 농협만을 대상으로 한 정부 정책의 효과성이 떨어진다. 셋째, 도매시장 유통체계도 우리는 가격변동성이 큰 경매 위주이나 일본에서는 정가·수의매매 중심으로 가격변동성을 줄이고 있으며 도매시장 종사자들도 스스로 농산물 가격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넷째, 수급안정 정책에서도 우리는 가격 폭락 시 산지폐기 및 수매, 가격 폭등 시 저율관세 수입물량 확대 등 단기적인 대책에 의존하고 있으나 일본은 ‘야채가격안정제도’를 중심으로 시스템적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정책 틀 안에서만 자동적으로 개입하며 임기응변적인 재량권을 발휘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도 일본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으나 일본 제도의 핵심은 놓치고 계약재배와 같은 외형적인 것만 도입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일본은 생산자의 자율적 수급조절 기능을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야채가격안정제도’는 기본적으로 시장가격이 기준가격(6년간 평균가격의 90%) 이하로 떨어지면 차액의 90%까지 보전해주고 있으나 시장가격이 기준가격의 60%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가 차액을 보전해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생산자 스스로 시장가격이 60%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자율적인 수급조절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기준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액 보조도 생산자의 자율적 물량조절 수준에 따라 70~90%로 차등화해 생산자들의 자율적인 수급조절 능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도 지난해부터 참여농가에 대해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이하로 떨어질 때 차액을 보전하는 생산안정제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나 일본과 같이 생산자의 자율적 수급조절 기능을 촉진하는 장치가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 수급안정 정책 개선과 더불어 농협을 비롯한 생산자단체의 판매기능 강화, 도매시장의 가격안정화 기능 확대 등 종합적인 가격안정 대책을 추진해 가격변동성이 큰 노지채소류의 가격을 안정화시켜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농민신문 2016년 5월 11일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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