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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자조금 제도의 의의와 발전 방향 - 김동환
등록일
[2015-03-13] 조회수: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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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자조금 제도의 의의와 발전 방향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 안양대학교 무역유통학과 교수
서울대 농과대학 졸업 / 미국 위스칸신대 경제학 박사
E-mail : dhkim@anyang.ac.kr


우리나라에서 농산물 자조금 정책은 생산자가 스스로 소비촉진과 판로확대,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 등을 도모하기 위해 2000년 도입됐다. 이후 양적성장을 거쳐, 2013년 말 현재 24개의 임의자조금 단체가 구성 운영되고 있으며 국고에서 80억원이 지원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농수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의무자조금 도입 근거 마련 등 제도적 기반이 완비됐다.

농산물 자조금 사업은 개별 브랜드별 마케팅이 아닌 품목 전체를 대상으로 한 무상표 마케팅(generic marketing)으로서 의의가 있다. 특히 농산물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가격이 하락할 때 소비확대를 위한 촉진활동(광고, 이벤트, 홍보 등)과 연구개발 등에 효과적이다. 자조금사업에서는 정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유통업자들이 스스로 자금을 조성해 소비를 촉진하고 품목의 문제를 해결하는 자조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현재 자조금제도가 다수 품목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자조금을 농협 등이 대납하는 등 문제가 많다. 자조금제도가 활성화되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품목에 대한 정부의 개입 수준이 높기 때문에 생산자, 유통업자들이 스스로 노력하기 보다는 정부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소비촉진사업도 정부에서 상당 부분 해 주기 때문에 농가들이 스스로 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정부 지원금만 노리고 농가대신 자조금을 대납하는 등 도덕적 해이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임의로 추진되고 있는 농산물 자조금사업을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의무자조금이란 모든 생산자가 자조금을 부담하는 제도로 자조금 사업을 상당히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의무자조금 제도는 여건을 갖춘 품목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의 자조금을 의무 자조금으로 전환할 경우 모든 생산자들이 자조금을 납부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임승차(free riding)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조금 납부율이 하락하고 급기야는 자조금 제도가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축, 가공장을 반드시 경유하게 돼 있는 축산물과 달리 농산물은 출하경로가 다양하기 때문에 의무자조금제도를 실시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비교적 투명한 유통경로인 도매시장의 경우 점유율이 전체 유통량의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직거래 등 다양한 유통경로가 존재하기 때문에 자조금 거출이 쉽지 않다.

의무자조금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생산자들로부터 자조금을 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확립돼야 하며, 또한 자조금사업에 의해 혜택을 보는 유통인, 도매시장법인 등도 자조금을 납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경영체등록제, 직불제 등과 연계한 자조금 거출 방법에 대한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

앞으로 자조금 사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은 단순한 자조금 사업을 넘어 품목의 문제를 품목의 이해관계자(생산자, 유통업자, 농협 등)들이 공동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수급 및 가격안정, 연구개발, 규격설정 등 품목별 농정은 품목별 전국조직을 구성해 스스로 해결토록 하고, 정부는 품목별 전국조직이 스스로 결정한 사항을 법제화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등 간접적인 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도 정부는 직불제, 재해보험 등 소득안정망 확보에 주력하고 품목별 대책은 생산자 스스로 해결토록 하고 있다. 우리도 자조금 사업을 계기로 품목별 문제점은 생산자와 이해당사자가 스스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농정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농수축산신문 2014년 8월 5일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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